도서리뷰62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읽고서 김승옥은 순한글 소설 그리고 한국 근대 소설 문학의 시작을 알리는 작가 중 한 명이고,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승옥의 단편 소설을 읽으면 현대적, 도회적 그리고 서울과 젊은 남녀가 떠오른다. 무진기행을 필두로 10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으며 하나하나 읽어나가면 마음속 깊이 던지는 파문의 크기가 작지 않았다. 특히, 상경한 젊은이의 입장으로 갑갑하고 비인간적인 서울과 무수한 사람들을 집어삼킬 듯한 콘크리트, 처절한 외로움 그리고 차가운 아우성들을 공감하며 50년이라는 지난 세월이 무색할 만큼 깊이 이입하여 읽었다. 당대 한국 소설의 기린아였던 김승옥도 현재의 관념과 도덕성으로 만든 잣대를 피할 수 없는데 그중 가장 큰 부분은 페미니즘이다. 그의 소설 속 대다수 여자가 수동적, 성욕의 먹잇감, 강간,.. 2020. 3. 24. 김성일의 마법의 돈 굴리기 도서 리뷰 (자산 배분 및 재테크, 포트폴리오 구성법 정보) 지금까지 현업이나 금융계의 전설이 쓴 책들을 위주로 읽었다. 현명한 투자자에서 금융 역사와 기본 시스템에 대해 공부했다면, 주식과 펀드는 존 보글의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 워런 버핏 바이블 등을 통해 정보를 접했다. 마법의 돈 굴리기는 비교하자면 일개 개인이 작성한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올웨더 전략에 대해 접하고 자산 배분이 장기 투자와 개인에게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관련 정보를 찾다가 발견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인의 사례를 시작으로 책이 시작해서 몰입도가 높았고, 술술 읽을 수 있어 편했다. 현명한 투자자는 정말 백데이터 분석하는 표만 봐도 질릴 정도였다. 그런데 마법의 돈 굴리기는 정말 읽기 편하고 더욱 피부에 와닿는 정보들이었다. 자산 배분과 장기적 관점에서 손해를 줄이고 수.. 2020. 3. 23. 아툴 가완디(Atul Gawande)의 어떻게 일한 것인가(Better) 요즘 나오는 베스트셀러 코너에서는 각기 자신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책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마케터의 일',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카피라이터', '소설가', '작가', '프로그래머', 그리고 무수한 창업가들의 이야기들이 팔리는 세상이다. 우리 삶에 가장 밀접한 산업이자 직업 중 하나인 '의사'에 대해 다룬 책도 늘고 있다. 아직은 그래도 의학계에 종사하는 분들의 사적인 글은 예민하다. 골든아워'의 이국종 교수님이 유명해지자, 너만 의사냐라는 동업인들의 눈초리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미국이라고 하지만 그 직업의 분위기와 환경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공부에 두각을 나타내고 영민한 사람들이 의대를 꿈꿔왔고 다른 사람들은 의대생, 의사를 우러러본다. 사람들의 목숨을.. 2020. 3. 23. 폴 오스터(Paul Auster)의 선셋 파크(Sunset Park)를 읽고서 폴 오스터의 소설은 매혹적이다. 미국의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현실적이면서 신비로운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여기서 폴 오스터는 현실적인 그리고 신비로움을 동시에 구사한다) 독자는 홀린 듯이 빨려 들어간다. 난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감탄했다. "와 진심으로 너무 재밌다!" 선셋 파크에 나오는 인물들은 뭔가 하나씩 고장 났다고 할까,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다들 한구석이 무너진 인생이다. 총명한 명문대생에 화목하고 부유한 집안이지만 고등학생 때 의붓형제와 싸우다 밀쳐 사고로 죽은 모습을 본 주인공부터 중학생과 사랑을 나누다 덜컥 임신하여 낙태시킨 적 있는 여자, 남자 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고 스스로 뚱뚱하다고 자괴하며, 한 가지 분야에 몰두하며 자존감을 잃어가는 여자, 그리고 여자에게 인기도 없고 남자 주인공을 .. 2020. 3. 23.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