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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에세이 수필집8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을 읽고 나서 이게 벌써 몇 번째 하루키 에세이집이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달리기를 할 때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라디오, 일상의 여백,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잡문집. 그리고 이번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 아마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만 읽는다면 이제 그만 읽겠지. 하루키의 소설도 꽤 읽었지만 에세이만큼 재밌지 않다. 본업은 소설가지만, 소설이 맥주고 에세이가 우롱차라면 이왕이면 세계 최고의 우롱차를 만드는 맥주회사가 되어보겠다고 했었나? 거참, 나는 이미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맥주회사가 만드는 우롱차에 푹 빠져버렸다. 귀사의 스테디셀러 맥주보다 사이드 음료가 내 스타일이라고 고백하고 싶다.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은 1980년대 말 비교적 젊은 하루키의 에세이집이다. 아직 세계적인 거장의 명성을 얻기.. 2020. 3. 25.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읽고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일본 잡지 에 연재한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의 1년 분을 모은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정말 라디오 인트로 내용 같다. 그저 일상의 담백한 멘트와 생각으로 시작하고 끝맺는 가벼운 글이랄까. 중년 남성 소설가가 왜 잡지 에만 게재하냐 라는 질문에는 '하지만 차라리 '공통된 화제 따위 없다'라고 마음먹으면 되레 쓰고 싶은 것을 편하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어느 시점에 깨달았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까 같은 건 차치하고 내가 쓰고 싶은 것을, 내가 재미있다고 느낀 것을, 자유롭고 즐겁게 줄줄 써나 가면 그걸로 되지 않을까 하고. 아니, 그렇게 하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을까, 그런 배짱이 생겼습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난 이때 함박 미소를 지으며 '하루키 .. 2020. 3. 24.
테니스 에세이집 끈이론 String theory을 읽고, 북 리뷰 테니스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테니스에 관한 에세이는 거부할 수 없는 아이스크림 같았다. 그 맛이 너무 달아 혀가 얼얼하든, 끈적끈적해서 숟가락으로 퍼기 어렵든 일단 먹게 된다.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의 에세이는 나에게 좋아하는 맛과 아닌 맛이 섞인 파인트 아이스크림 같았다. 때로는 의무감에 때로는 즐거움에 취해 읽었다. 문장이 왜 이리 길고, 꼬이고, 알아듣기 어렵고, 수사학적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번역가 능력 탓도 하고, 과연 이 영문이 좋은 글인가 의심을 했다. 다 읽고 나서 옮긴이의 말을 보니 이 책의 작가인 데이비드의 본래 특성이라고 한다. 번역가 양반도 꽤 고생했겠다. 글쓴이의 긴 문장과 그 안에 수많은 수식과 비유, 표현 그리고 그걸 다 읽고(번역하고) 난 뒤의 쾌감이 그의 문장이 가진 매.. 2020. 2. 19.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 - 젊은 하루키의 에세이집 이게 벌써 몇 번째 하루키 에세이집이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달리기를 할 때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라디오, 일상의 여백,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잡문집. 그리고 이번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 아마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만 읽는다면 이제 그만 읽겠지. 소설도 꽤 읽었지만 에세이만큼 재밌지 않다. 본업은 소설가지만, 소설이 맥주고 에세이가 우롱차라면 이왕이면 세계 최고의 우롱차를 만드는 맥주회사가 되어보겠다고 했었나? 거참, 나는 이미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맥주회사가 만드는 우롱차에 푹 빠져버렸다. 귀사의 스테디셀러 맥주보다 사이드 음료가 내 스타일이라고 고백하고 싶다.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은 1980년대 말 비교적 젊은 하루키의 에세이집이다. 아직 세계적인 거장의 명성을 얻기 전이었고.. 2020.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