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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62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 - 젊은 하루키의 에세이집 이게 벌써 몇 번째 하루키 에세이집이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달리기를 할 때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라디오, 일상의 여백,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잡문집. 그리고 이번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 아마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만 읽는다면 이제 그만 읽겠지. 소설도 꽤 읽었지만 에세이만큼 재밌지 않다. 본업은 소설가지만, 소설이 맥주고 에세이가 우롱차라면 이왕이면 세계 최고의 우롱차를 만드는 맥주회사가 되어보겠다고 했었나? 거참, 나는 이미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맥주회사가 만드는 우롱차에 푹 빠져버렸다. 귀사의 스테디셀러 맥주보다 사이드 음료가 내 스타일이라고 고백하고 싶다.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은 1980년대 말 비교적 젊은 하루키의 에세이집이다. 아직 세계적인 거장의 명성을 얻기 전이었고.. 2020. 2. 2.
북저널리즘의 '팍스, 가장 자유로운 결혼' 책리뷰 결혼 말고 동거만, 혼인신고 대신 팍스는 어떨까? 내 이야기 25살까지, 난 아이를 3명 낳을 거라고 말하고 다녔다. 내게 남동생이 있고 그 남동생은 나에게 동생이자, 가족이자, 친구이자, 하나의 작은 사회를 만들어 주었고, 난 자식을 낳을 때 그런 형제를 여러 명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러나 나 혼자서 낳는 것이 아니고, 내 아내가 낳는 것이며, 자식은 알아서 자라는 게 아니라 나와 아내가, 그리고 이 사회가 기른다는 깨달음과 동시에 나는 이 사회에서 자식을 아직 낳을 준비가 안되었다고 마음을 바꿨다. 27살까지, 난 결혼이 당연한 절차라고 생각했다. 수천만 원을 써가며 1시간 동안 행사를 진행하고 '저희 이제 결혼합니다'하는 모습들을 직접 보기 시작했고, 난 결혼식이라는 행사에 의문을 가졌다. 과연 .. 2020.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