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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10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읽고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일본 잡지 에 연재한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의 1년 분을 모은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정말 라디오 인트로 내용 같다. 그저 일상의 담백한 멘트와 생각으로 시작하고 끝맺는 가벼운 글이랄까. 중년 남성 소설가가 왜 잡지 에만 게재하냐 라는 질문에는 '하지만 차라리 '공통된 화제 따위 없다'라고 마음먹으면 되레 쓰고 싶은 것을 편하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어느 시점에 깨달았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까 같은 건 차치하고 내가 쓰고 싶은 것을, 내가 재미있다고 느낀 것을, 자유롭고 즐겁게 줄줄 써나 가면 그걸로 되지 않을까 하고. 아니, 그렇게 하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을까, 그런 배짱이 생겼습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난 이때 함박 미소를 지으며 '하루키 .. 2020. 3. 24.
폴 오스터(Paul Auster)의 선셋 파크(Sunset Park)를 읽고서 폴 오스터의 소설은 매혹적이다. 미국의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현실적이면서 신비로운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여기서 폴 오스터는 현실적인 그리고 신비로움을 동시에 구사한다) 독자는 홀린 듯이 빨려 들어간다. 난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감탄했다. "와 진심으로 너무 재밌다!" 선셋 파크에 나오는 인물들은 뭔가 하나씩 고장 났다고 할까,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다들 한구석이 무너진 인생이다. 총명한 명문대생에 화목하고 부유한 집안이지만 고등학생 때 의붓형제와 싸우다 밀쳐 사고로 죽은 모습을 본 주인공부터 중학생과 사랑을 나누다 덜컥 임신하여 낙태시킨 적 있는 여자, 남자 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고 스스로 뚱뚱하다고 자괴하며, 한 가지 분야에 몰두하며 자존감을 잃어가는 여자, 그리고 여자에게 인기도 없고 남자 주인공을 .. 2020.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