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지구에 인간이 있고 나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 중 하나다. 오래전부터 인간이 있던 곳은 전쟁이 있었고,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의 역사에서 전쟁 이야기 없는 나라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영화 1917을 보니 오디세우스 이야기와 마라톤의 기원이 떠올랐다. 가족과 국가를 위한 전쟁과 임무라지만 그걸 수행하는 한 인간은 다르다.
동양의 고전 역사 소설' 삼국지'에 나오는 전쟁 이야기는 재밌다. 제갈공명의 비상한 전략이나 관우와 장비의 용맹함은 멋있다. 하지만 내가 10만 명의 대군 중 그저 1명의 병사라고 상상한다면 비참하다. 칼과 창 그리고 화살이 날아다니는 전장에서 상대편 인간의 목을 긋고, 몸을 찔러 내가 살아남아야 한다.
많은 전쟁 업적과 이야기가 미화되지만 다른 한 면은 잊기 쉽다. 우리는 전쟁에서 한 인간의 이야기에 집중해볼 필요가 있고 샘 멘데스는 이를 개인의 시점과 서사로 풀어낸다.
줄거리
주인공 스콧필드와 블레이크는 전령으로서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지역이자 세계 1차 대전의 가장 치열한 참호 지역을 지나야 한다. 아군의 예정된 진격이 사실 독일의 함정에 비롯된 것으로 절대 진격을 하면 안 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안고 있다. 이 정보의 전달 여부에 따라 블레이크의 친형을 포함한 아군 1,600명의 목숨이 걸려있다.
영화 배경 특징
1. 원테이크 같이 이야기가 한번도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적으로는 참신한 전개와 영상이었다. 마치 1인칭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느낌으로 몰입도가 굉장했다. 한 번에 모든 영상이 이어지는 듯한 원테이크 기법으로 표현하여 (실제로는 무수한 숏컷을 자연스럽게 붙였다) 이 영화의 서사에 쉬지 않고 빠져들게 만든다. 주인공을 따라 나도 함께 걷고 뛰고 기고 싸우는 듯하다.
2. 시나리오는 실제 감독의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이야기에서 기반했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샘 멘데스 감독이 직접 썼다. 어릴 때 할아버지로부터 들었던 옛 전쟁 이야기를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밝힌다. 오랫동안 자신이 참전했던 전장에 대해 말을 아끼던 할아버지가 어느 날 이야기해줬다고 전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이미지는 잊히지 않은 채 샘 멘데스의 머릿속에 맴돌다 드디어 '1917'이란 영화로 나오게 되었다.
3. 세계 1차 대전은 현대식 전투의 시작이자 참혹한 전황이었다
다른 전쟁 영화와 달리 영웅이 없다. 멋진 전투씬이나 엄청나 전략으로 승리하는 내용이 아니다. 그 이유는 세계 1차 대전의 특징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오죽하면 게임으로도 2차 대전 배경은 많아도 1차 대전은 적다고 하지 않은가.
세계 1차 대전의 이전 전쟁들은 모습이 달랐다. 기병대와 포병이 중점이고 진격과 후퇴를 서로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처럼하며 힘을 겨루고,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는 귀족과 왕들의 전쟁이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성능 좋은 소총과 비행기, 탱크, 부비트랩, 강력한 대포가 개발된다. 밀고 당기는 전쟁이 길어지면서 각자 폭탄과 비행기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깊이 참호를 파기 시작하고, 참호전을 통해 땅따먹기를 한다. 영화에서 표현했듯 온통 진창이고, 고립되어 있고, 말도 안 되는 전쟁이었다. 고작 250m를 넘어 옆 부대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주인공들이 개고생한 이유가 있다.
게다가 참전 군인들의 눈이 초점을 잃었다고 하여 'Thousand Yard Stare'이라고 하여 먼 산 바라보는 눈빛이였다고 한다. 심한 외상 후 증후군을 겪었고 영드 '피키블라인더스'에도 이를 표현한 바 있다.
이도 그럴 것이 세계 1차대전은 땅굴을 파다가 마주치면 들고 있던 망치와 정으로 지하에서 서로 엉켜 죽이거나, 진흙 뻘밭에서 시체와 함께 뒹굴고, 걸어가다 느닷없이 저격당하는 현대식 전투의 지저분하면서도 참혹한 전장으로 유명하다.
이상으로 영화 줄거리와 영화적 특징 그리고 배경 지식을 간략하게 요약해보았다.
영화 1917은 세계 1차 대전의 참혹함과 전쟁 속에서의 개인(한 인간)의 서사를 참신한 영상 기법으로 풀어낸 몰입도 높은 작품이다. 꼭 영화관에서 감상하길 추천한다.
추가) 조승연 작가님이 영화 1917의 배경 스토리를 너무나 자세하고 재밌게 이야기해줘서 공유한다. 귀에 쏙쏙 들어오고 영화 보기 전 한번 확인하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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