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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2

스물 여섯번째 이야기, 나의 유일한 단골집 카페 뚜 띠엠포 아바나에서 거의 매일 아침 9시쯤 일어났다. 스프링이 낡아 푹 꺼진 매트리스에서 힘겹게 허리를 당겨 일어나면 어두운 실내가 날 반긴다. 햇빛이 잘 드지 않는 구조라 공기가 약간 눅눅하다. 창문을 살짝 열고 옷을 입는다. 대충 옷을 걸치고 모자를 쓴 뒤 쑤와 함께 나선다. 일주일에 두 세번은 꼭 카페 뚜 띠엠포에서 아침을 먹었다. 걸으면 3분도 안 걸린다. 카페 뚜 띠엠포는 숙소 옆 골목 사거리에 위치한 작은 카페다. 쪼리 슬리퍼를 신고 터벅터벅 걸으며 아바나의 아침을 맡는다. 고약하다. 길거리에는 채 치우지 못한 쓰레기통에 쓰레기가 한가득하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풍경이 1주만 지나도 그러려니 싶다. 카페 뚜 띠엠포는 작은 카페다. 1층에 위치했는데, 주방은 2층에 있다. 작은 계단 사이로 음식을 내리락,.. 2020. 5. 7.
네 번째 이야기, 엄청난 파리떼와 거대한 길거리 쓰레기통 쿠바에 와서 오랜만에 느낀 불편함은 셀 수 없이 많았지만 그중 가장 시각적으로 인상 깊었던 것은 파리와 쓰레기통이다.(가장 촉각적인 것은 푹 꺼진 침대였다) 식당에 들어가면 하나같이 파리가 날리고 또 날린다. 처음에는 경악했다. 식당에서 파리라니 위생이 더러운 것 아닌가 싶었지만 아무리 많이 먹어도 탈 난 적이 없었다. 점점 자연스럽게 파리와 위생관념을 떼어놓기 시작했고 어느새 파리 떼가 날려도 손으로 휘휘 쫓아내며 열심히 입에 넣기 바빴다. 그리고 두 번째 시각적 충격은 엄청난 크기의 쓰레기통이 길거리에 있던 모습이었다. 어느 정도로 크냐면 우리나라 아파트 단지에 있는 일반쓰레기 모아두는 큰 통을 혹시 아는가? 그것만 한 쓰레기통이 길거리에 그냥 놓여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봉투로 꽁꽁 싸매서 버리는 .. 2020.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