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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37

책 리뷰: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 2019 일본 서점상 수상작 가족이란 무엇일까? 반드시 피를 나눈 사이여야만 정상적인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기에 피 한 방울 안 섞인 계부와 지내는 일본 여고생의 이야기가 있다. 때로는 독자를 먹먹하게 만들고, 때로는 독자를 웃게 만들고, 때로는 주인공을 응원하게 만들고, 때로는 주인공을 말리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다. 주인공의 친엄마는 3살 때 죽었고, 아버지가 길렀다. 아버지가 재혼한 후 리카씨가 계모로 온다. 비록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주인공 '유코'를 보살핀다. 아버지가 브라질 지사로 떠나게 되면서 리카는 친구를 선택하여, 일본에 리카와 남게 된다. 리카는 재혼을 두 번하고 결국 유코와 새남편을 떠나고, 유코는 엉겁결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젊은 계부와 함께 고등학생 시절을 보낸다. 비록 일반적인 가.. 2021. 2. 22.
책 리뷰: '일인칭 단수' 오랜만에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집 오랜만에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집 '일인칭 단수'를 읽었다. 솔직해지자면 난 단 한 번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을 읽은 적이 없다. 중편 소설인 노르웨이 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애프터 다크 등은 읽었으나 '1Q84, 기사단장 죽이기'등은 읽지 않았다. 진정한 하루키스트는 아니나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 (에세이를 제일 좋아하고, 그다음 단편소설, 중편 소설, 장편소설 순서다. 어떤 의미로 하루키의 팬이라고 말하기 조금 그렇다) 읽은 소감을 바로 말하자면 이번 '일인칭 단수'는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예전 '여자없는 남자들'은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 '일인칭 단수'는 뭐랄까... 말년의 하루키가 하루키한 하루키의 소설이랄까? 자기 복제의 느낌이 매우 강.. 2020. 12. 23.
책 리뷰: 맥락을 팔아라, 마케터에게 추천하는 마케팅 인사이트 도서 구매 이유 현재는 다른 직무에 속해 있지만 지난 직장에서는 콘텐츠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을 맡았다. 비록 지금은 다른 업무를 주로 하고 있지만 마케팅이나 비즈니스 인사이트와 관련한 좋은 책은 언제나 반갑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두 개의 바퀴가 맞물리면서 움직인다. 한쪽은 과잉생산, 한쪽은 과잉소비다. 지도자와 귀족 등 소수의 상류층을 제외한 대다수 인간은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 스스로 생산하는 삶을 살아왔다. 옷은 신체를 가리고, 추위를 피하기 위한 기능이 중요했고, 음식은 끼니를 때우는 것에 만족했다. 집을 여러 채 보유한다는 것조차 상상하기 어려웠다. 지금 우리는 멕시코에서 나는 아보카도를 찾아 먹고, 브라질에서 신선 직배송한 아사이베리를 사먹는다. 이러한 사치를 제외하.. 2020. 5. 16.
책 리뷰: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 찰스 부코스키 내가 제일 재밌게 본 영화 중 하나를 손꼽으라면 두 번째 집게손가락쯤에 위치할 영화는 '기사 윌리엄'이다. 중세 배경으로 은근히 현대적 요소를 섞은 스토리에, 주인공 히스 레저의 시원한 외모와 연기 그리고 곳곳에 위치한 미소 포인트 등 골고루 마음에 드는 영화다. 영화에서 음유시인 캐릭터가 한 명 나온다.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 벌거벗겨 쫓겨난 채로 노래를 부르다 주인공을 만나고, 술과 여자에 빠져 살지만 비상한 머리와 뛰어난 세 치 혀놀림으로 먹고사는 인물이다. 가진 것은 없으나 원하는 것을 가지며, 집은 없으나 행복하게 떠도는 음유시인이다. 주인공이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크나큰 역할을 하기도 하며, 대결 전 현란한 찬사를 능숙하게 노래한다. 갑자기 왠 '기사 윌리엄'이냐면, 여기 나오는 음유시.. 2020.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