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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37

책 리뷰: 밤의 거미원숭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단편소설집 밤의 거미원숭이는 귀여운 표지를 가진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단편소설집이다. '밤의 거미원숭이'신비로우면서 상상이 가지 않는다. 거미원숭이는 도대체 무엇인가. 양머리 사나이도 그렇고 참... 이 소설집은 언제 읽으면 좋냐면, 밤에 잠에 들기 전 침대에 누워 슬쩍 펴서 읽었다 눈이 무거워지면 덮기 좋고, 일요일 낮 맥주 한잔 홀짝이며 의자에 기대 다리를 꼬고 앉아 읽기 좋다. 그러다 가끔 카톡도 하고, 폰도 만지고 컴퓨터도 해도 좋다. 아니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읽기에 좋다. '밤의 거미원숭이'에 담긴 초단편소설들은 일본 신문이나 잡지 광고지에 들어가던 광고라고 한다. 광고가 이야기라니. 그것도 그냥 단편소설. 전혀 몰랐다. 3번을 다시 읽어도 무슨 제품을 광고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갤럭시 폰을.. 2020. 4. 3.
책 리뷰: 선량한 차별주의자 세상에는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이 많다. 대다수가 선량한 차별주의자다. 차별인 걸 알지만 대수롭지 않으니까 그냥 하는 경우도, 차별인지도 모르고 차별을 하는 경우도 많다. 소수자 인권과 성 평등, 장애인 권리 등 인권과 다문화 전문가인 저자 김지혜 씨도 선량한 차별주의자다. 인권에 대해 공부하고 가르치는 분도 선량한 차별주의자니, 우리 모두 이 굴레를 벗어나긴 불가능에 가깝다. 책을 쓴 계기는 자신이 어느 모임에서 '결정장애'라는 말을 쓰고 그것에 대해 지적을 받은 경험 때문이었다. 나도 모르게 관용적인 표현으로 결정장애를 썼는데 이는 장애를 가진 자에게 무례하고 불쾌한 표현이 될 수 있다. 한마디로 차별주의적 발언이자 농담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것들도 많다. 잘 못 들으면 '귀가 막혔니?', '귀.. 2020. 4. 3.
책 리뷰: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하루키의 소설보다 에세이가 좋다. 하루키 일상의 여백도, 잡문집도,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그리고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렇다. 소설은 어둠의 저편과 노르웨이의 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읽었다. 아직 그의 대표 장편 ‘1Q84’와 최근 ‘기사단장 죽이기’는 읽지 못했지만 그의 문체나 색깔은 조금 알지 않을까 하는 정도다. 그의 에세이는 소설만큼 매력적인 그의 삶에 대한 철학과 가치관을 표현한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소한 일상의 여유, 조직이나 국가에 속하지 않고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은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던 삶의 태도이고, 그러한 삶의 표본이다. 나도 그렇다. 어릴 때부터 세계여행을 꿈꾸고 낭만을 그렸다. 고등학생 때는 세계 여행을 다니는 .. 2020. 4. 1.
책 리뷰: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 201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로의 대표작 '남아있는 나날'을 읽었다. 2017년이 저물어가고 2018년이 다가오는 때에 읽었다. 사실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기 전에는 이시구로를 알지 못했다. 어느 정도냐 묻는다면, 올해 노벨 문학상은 '가즈오 이시구로'가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아, 내가 아는 현존 유명 일본 소설가는 무라카미 하루키인데 더 있었구나. 어떤 사람이지?'일 정도였으니. 일본은 정말 출판 강국에 문학 선진국이나 하는 약간의 부러움과 함께 금방 잊었다. 그러다 문득 회사에서 떠올라 몰래 구글에서 찾아보니 일본계 영국인이었다. '영국과 일본의 조합이군.' 작가를 알게 된 계기를 소개한 이유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달리 가즈오 이시구로에 대한 칭찬 혹은 찬양, 비판 등 다른 사람.. 2020.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