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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37

책 리뷰: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없는 남자들을 읽고 개인적으로 단편소설의 매력 중 하나는 예상치 못한 지점에 이르러 끝을 맺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단편을 접할 때는 적응하지 못했다. 다음 기회에 쓰겠지만, 내 첫 도서는 위인전이었고, 소설은 해리포터다. 연대기를 다룬 내용이 나에게 가장 익숙한데다 단편에서는 발단-갈등-절정-맺음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츰 소설이란 형태의 이야기가 눈에 익고 머리도 늙고 영악해지면서 뻔한 장편 소설보다는 중-단편 소설에 눈이 더 갔다. 요즘 길게 집중해서 이야기를 음미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은 적절한다. 익숙한 소재의 참신한 발상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는 짧게 흘러가고, 매 단편마다 적합한 흡입력을 가졌다. 스코틀랜드 화가 폴 가드너가 말했다. "그림은 .. 2020. 3. 30.
책 리뷰: 미셸 우엘벡의 장편소설 '복종' 소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판데믹 수준으로 퍼져 전 세계가 공포에 질려 있다. 매년 전 세계를 공포에 휩싸이게 하는데 그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올해는 코로나, 작년은 미중 무역 전쟁, 그 전에는... 제주도 예맨 난민 논쟁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인도적인 이유로 제주도 예멘 난민 유입을 허용하는 쪽과 이슬람의 테러, 성 평등 문제, 범죄율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쪽이 팽팽했다. 저마다 이유가 있고 저마다 생각이 있다. 2년 전 나도 여자친구와 함께 예멘 난민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난 난민을 받아들이는데 찬성을 하는 쪽이었다. 이슬람 난민들은 전 세계에서 보면 약자다. 무슬림 남성과 여성을 기준으로 보면 무슬림 남성이 강자인 것은 맞고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2020. 3. 27.
책 리뷰: 김중혁의 무엇이든 쓰게 된다 읽어봐요. 읽어보면 재밌고 볼만해요. 그리고 창작의 비밀을 그만 파고, 노트북 전원을 켜거나 굴러다니는 연필을 붙잡고 쓰게 돼요. 정말로. 나 지금 쓰고 있잖아요? 내 마음대로. 책과 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빠질 수 없는 주제는 '글 잘 쓰는 법', '유명 소설가의 창작 노하우', '소설가가 된 계기 혹은 비법'일 것이다. 나도 소설 창작 인강을 듣고, 창작법 관련 책을 읽고, 하루키와 그 외 수많은 소설가의 짧고 긴 에세이와 글을 읽었다. 너무 궁금하다. 어떻게 하면 소설을 잘 쓸 수 있을까 소설가 김중혁과 첫 만남은 '나는 농담이다'라는 소설이었다. 그전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일었고, 책 디자인이 너무 이뻐서 샀다. 술술 읽혔고, 우주를 약간 다룬, 스탠딩 코미디언의.. 2020. 3. 26.
사사키 도시나오의 큐레이션의 시대 도서 리뷰 및 요약 좋은 일본산 실용서를 읽다 보면 '와, 정말 우리나라보다 조금 앞선 상황이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하거나 '어, 지금이 딱 그런 것 같아.'라고 느낄 때가 있다. 전자는 최근에 나온 도서고, 후자는 대충 5년 조금 넘는 과거에 나온 도서다. 사사키 도시나오의 큐레이션의 시대는 2011년에 나왔다. (미안하다, 내가 늦게 읽었다. 한국에도 2012년에 나왔네) 그는 IT 저널리스트이며, 다수의 IT 기술과 정보(저널리즘)에 관한 관계와 양상에 대한 책을 냈다. 이 책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큐레이터의 역할은 정보 대홍수 속 노아의 방주다. 넘치는 정보 속에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혹은 살아남을만한 정보를 골라내 살린다.'이다. 다섯 가지로 요약해보자. 첫 번째: 일본 프로모터 다무라 나오코의 브라질 음악.. 2020.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