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이유
현재는 다른 직무에 속해 있지만 지난 직장에서는 콘텐츠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을 맡았다. 비록 지금은 다른 업무를 주로 하고 있지만 마케팅이나 비즈니스 인사이트와 관련한 좋은 책은 언제나 반갑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두 개의 바퀴가 맞물리면서 움직인다. 한쪽은 과잉생산, 한쪽은 과잉소비다. 지도자와 귀족 등 소수의 상류층을 제외한 대다수 인간은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 스스로 생산하는 삶을 살아왔다. 옷은 신체를 가리고, 추위를 피하기 위한 기능이 중요했고, 음식은 끼니를 때우는 것에 만족했다. 집을 여러 채 보유한다는 것조차 상상하기 어려웠다.
지금 우리는 멕시코에서 나는 아보카도를 찾아 먹고, 브라질에서 신선 직배송한 아사이베리를 사먹는다. 이러한 사치를 제외하더라도 우리 옷장을 열어보자. 안 입는 옷도 수두룩하다. 제품과 서비스의 풍요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과잉 생산을 하여 기업이 돈을 벌고, 시민은 과잉 소비를 통해 경제에 연료가 되어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 즉, 생산자 측에서는 고민이 크다.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다. 과잉 소비 사회에서는 필수 목적만 달성하는 제품은 버려진다.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제공해야 선택받을 수 있다. 나이키는 단순한 스포츠 브랜드가 아니다. 러닝화를 구매할 때도 수두룩한 브랜드의 제품들과 경쟁해야 한다. 왜 우리는 나이키 러닝화를 신을까? 여기서 브랜드의 맥락이 필요하다.
책 특징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시대의 마케팅이란 부제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사실 우리는 소비를 줄여도 먹고 살 수 있다. 굳이 구매를 할 필요도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운동화를 더 사게 만들고, 서비스를 굳이 이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때 마케팅이 중요한데, 맥락의 마케팅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 옷을 구매하지만 이 옷에 담긴 맥락을 함께 구매하는 사회인 것이다. 우리가 파타고니아를 소비하는 것은 단순히 아웃도어 제품이 필요한 것 이상이다. '나는 환경을 고려하는 사람이다'라는 맥락을 원하는 것이다. 무인양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무인양품의 제품을 통해 '나는 간소한 라이프스타일과 이것이면 된다'는 무인양품의 맥락을 원하는 것이다. 나이키 러닝화를 구매하는 사람은 타 브랜드의 러닝화보다 나이키의 'Just do it'정신을 원한다.
책은 브랜드가 필요를 소구하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맥락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사례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쉽게 읽히고 괜찮은 인사이트가 담겨 있다. 콘텐츠의 중요성, 고객의 삶과 구체적인 연결성 등 다양한 맥락을 이야기하며 마케터에게, 사업가에게, 소비자에게 모두 양분이 될 책이다.
밑줄 친 구절
상품이 과잉인 시대에 상품의 본래 기능을 강조하는 것, 즉 필요를 소구 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레스토랑이 맛을 강조하거나, 서점이 보유 서적의 방대함을 자랑하는 것처럼 하나 마나 한 이야기는 없다. 지금 우리가 발견하거나 발명해야 할 것은 소비의 새로운 맥락이다.
다양성의 시대, 개인의 취향과 의견이 그 자체로 미디어가 되는 시대, 모든 것이 콘텐츠로 존재하는 시대다. 소비자들이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브랜드,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콘텐츠만이 살아남는다.
브랜드가 성장한다는 것은, 소비자를 즐겁게 해주는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갖춘다는 것이다.
좋은 콘텐츠를 준비하는 과정은 장작에 비유할 수 있다. 충분히 축적해 놓은 장작은 매스 커뮤니케이션이나 빅 이슈를 만나 한 순간에 스파크를 일으키며 더욱 크게 타오를 수 있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한방의 카운터 펀치보다 롱테일처럼 전체의 총량을 늘려가는 작업으로 보는 것이 맞다.
고객의 구체적인 삶과의 연결성은 미래의 브랜드에게는 필수적이다. 브랜드가 고객과의 공감력을 확보하려면 일단 브랜드의 카테고리와의 연관성이 높은 주제를 선택할수록 더 효과적이다. 구글이 두들 로고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내포한 검색엔진이라는 점이 전제가 되었기에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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