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뚜르(Cubatur) 계기
트리니다드를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쿠바뚜르라고 적혀 있던 사무실을 봤습니다.(사실 아이스크림 가게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 까의 눈썰미 덕분) 아바나에서 몇 번 보고, 트리니다드까지 있으니 궁금했습니다. 국영 여행사인걸까? 이왕 바가지 씌일거면 나라는 어떤지 봐야겠다는 생각에 들어가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내부 사진은 없습니다만 컴퓨터도 있고, 버젓한 여행사 사무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방문했어요. 유럽과 캐나다 관광객은 쿠바뚜르를 나름 많이 찾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쿠바는 또 한번 절 놀라게 합니다.
평범한 중년 여성 직원 분이 상담을 하는데 멕시코 여행객에게는 당연히 스페인어를, 캐나다 관광객과 아시아 관광객에게는 영어를, 퀘백지역 캐나다인 혹은 프랑스인 관광객에게는 불어를 하시는데 굉장히 유창합니다. 물론 알파벳도 쓰고, 같은 라틴어계라고 하지만 내가 한국어 하듯 3개 국어를 하며 상담을 하시는데 대단했습니다. 관광산업에 목숨을 거는 쿠바다운 걸까 싶었습니다.
잡설은 이제 줄이고, 상담을 받았습니다. 영어를 잘하셔서 의사소통과 이해에는 문제 없었습니다. 트리니다드 지역말고 다른 지역으로 방문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굉장히 다양하게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트리니다드 지역에서만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구경했고, El Cubano 투어를 선택했습니다.
트럭을 타고 국립 공원으로 가서 - 승마 체험을 하고 - 하이킹 한 뒤 - 다이빙 가능한 유명 폭포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식비는 따로고요.
인당 18쿡이었고 반나절 진행되는 프로그램입니다. 9시 출발해서 1시에 도착하더라고요. 가격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 좋은 체험이겠다 싶어 했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트리니다드 액티비티 놀거리
트리니다드 액티비는 굉장히 유명합니다. 아바나는 올드 아바나 및 역사 깊은 수도를 구경하는 맛이 있다면, 트리니다드는 시골 지역에서 즐기는 체험 프로그램과 물놀이 느낌입니다. 앙꽁 비치와 나뚜랄 비치는 물놀이하기에 좋고,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그린 산호초 지역도 있습니다. 모두 굉장히 좋습니다. 저희는 물놀이를 좋아해서 정말 물 만난 물고기처럼 놀다 왔답니다.
이제 Cubtur를 통해 경험한 프로그램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승마
엘 쿠바노 폭포까지 소련제 트럭을 타고 갔습니다. 거친 오프로드의 승차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20분을 달렸습니다. 어림잡아 20명 넘는 인원이 있었고 아시아인은 저희 밖에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대다수 한국인 관광객은 차메로 아저씨네를 통해서 프로그램을 예약하더라고요. 아마 그게 15쿡일겁니다.
승마 체험하는 사람은 중간에 내리는데 저희 쑤까 커플과 스웨덴인 커플만 내렸습니다. 서먹서먹 기다리는데 목장으로 안내해서 말을 한 마리씩 지정해주는데 대충 사람 사이즈보고 짝 지어주더군요. 키 190cm의 거구 아시아인인 저는 날씬한 쿠바 말에게 미안했답니다.
30분 넘게 진행되며 빠르게 가다 천천히 가고 페이스는 딱 승마를 즐길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목장에서 한 바퀴씩 도는 게 아니라 정해진 루트를 따라 달리는게 정말 좋았습니다. 승마를 시작한 목장에서 출발해 엘 쿠바노 폭포 초입까지 가는 코스였는데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말과 교감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내릴 쯤 말과 친밀해지고 정이 가더군요. 괜히 내가 타서 미안하기도 한데 잘 달려주니 고맙고, 말도 잘 듣고 쓰다듬으니 따뜻하고 부드러운 털도 느껴지고. 체온을 나누고 함께 달리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트리니다드 폭포 다이빙
승마 체험이 끝나면 폭포 초입에 내려줍니다. 거기서부터 하이킹 시작인데 꽤 가야 했어요. 기억이 정확히 안 납니다만 여하튼 꽤 걸었습니다. 피차 길을 몰라 떠듬떠듬 이정표를 보며 가고 잠깐 대화도 나눴습니다. 저희만큼이나 그 커플도 데면데면해서 그렇게 친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가는 길에 저희가 챙겨 온 허니버터 아몬드를 조금 주니 맛있어하며 좋아하더군요.
폭포는 생각보다 작은데 깊습니다. 물이 초록색이라 독특했어요. 엄청 차가웠답니다. 민물놀이는 대낮 햇살이 뜨거운데 차가운 물에서 노는 맛 아니겠습니까 훌렁훌렁 옷을 벗고 다이빙하고 물놀이하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한 10분...? 너무 추워서 더 오래는 못 놀았어요. 쿠바 자연을 하이킹하고 폭포에서 다이빙하는데 의의를 뒀답니다.
식사
저희를 포함해 승마체험을 했던 두 커플은 후발 주자로 내려갔습니다. 저희가 도착할 쯤 앞서 도착한 분들은 이미 물놀이가 끝났더라고요. 가이드가 40분 뒤에 내려오라고 일러주어서 30분쯤 놀고 정리하고 내려갔습니다.
투어 상품과 연계된 식당 같은 곳이던데 별로 끌리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배가 많이 고프지만 트리니다드 시내 가서 식당에서 밥을 먹자고 쑤와 정했습니다. 다른 관광객들이 먹는 밥을 보니 일반적인 쿠바 현지식 관광객용 음식이었습니다. 나쁘지도 좋지도 않고 배를 채울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비추천합니다.
총평
트리니다드 오셨으면 쿠바뚜르를 통하지 않더라도 꼭 엘 쿠바노와 폭포 다이빙 그리고 승마 체험 즐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쿠바 자연에서 우리나라에 비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 승마: 10점 만점 9점
- 하이킹: 10점 만점 7점 (둘 다 하이킹을 안 좋아함)
- 폭포 다이빙: 10점 만점 8점 (짧지만 굵게 놀았다)
- 식당: 그냥 비추천
- 전반적으로 투어 상품 자체는 8점 정도?
- 가격은 18쿡이었음 / 차메로 아저씨가 주선하는 투어는 15쿡이라고 말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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