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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문학

소설 추천 김호연의 '망원동 브라더스' 그리고 '불편한 편의점' 리뷰

by cardo 2022. 5. 8.

이미지 출처: 집꾸미기

가볍게 읽고 싶다. 편하게 페이지를 넘기고, 어느 페이지에서는 미소를, 어느 페이지에서는 눈물을 찔끔 흘릴 그런 소설이 읽고 싶다. 요즘 무거운 내 일상을 어루만져줄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 그런데 슬프고 어둡지 않고 힘차고 긍정적인 그런 이야기가 없을까?

 

이런 생각을 갖고 마땅한 소설을 찾고 있다면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인 김호연의 '망원동 브라더스'와 '불편한 편의점'을 추천합니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못난 남자들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망원동의 어느 옥탑방에서 서식하는 만년 무명 만화가, 갑자기 찾아온 어색한 비즈니스 사이의 김부장(출판사 영업부장에서 캐나다 기러기 아빠로 전락), 그리고 왕년 이름 날렸던 만화 스토리 작가 싸부, 마지막으로 공무원 시험공부 중인 삼동(일명 삼척동자)이 함께 옥탑방에 기거하며 좌충우돌 펼쳐지는 못난 놈들의 이야기입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김호연 작가도 몰랐을 뿐더러 이런 류의 소설을 높게 사지 않는 편이거든요. 제가 좋아하려면 정말 재밌거나, 정말 참신하거나, 정말 매력 있어야 하고 무게감도 상당해야 합니다. 강렬한 흡입력의 스토리는 기본이고요. 

 

사실 이 소설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책 읽는내내 저도 모르게 남정네들의 홀아비 냄새가 절로 났습니다. 킁킁, 제 냄새는 아니겠죠... 진짜 사람 냄새나는 지질한 이 양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내는데 저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웃으면서, 때로는 내 어릴 적 생각하면서, 때로는 내가 아는 비슷한 누구를 그리면서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어요.

 

불편한 편의점은 인생의 어느 길에서 잠깐 정지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정신적 충격과 알코올성 치매로 기억을 잃은 노숙자, 우연찮게 그를 챙겨준 현재 편의점 주인이자, 과거 선생님이었던 사장님 그리고 동네의 작고 불편한 편의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입니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루저 남성들의 짠내 나면서도 동시에 응원하게 되는 이야기라면, 불편한 편의점은 다양한 인간들이 나오고 그 인간들은 길을 잃었다 다시 찾아갑니다. 자신의 길을 되찾는 과정에서 편의점을 들리고요. 그렇기에 감동 포인트가 좀 더 다채롭고, 더욱 인생을 다양하게 반영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도 참 가슴이 아프다가도 화가 나고, 특히 읽는 내내 먹먹했습니다. 모습만 다르지 저마다 이런 '인생의 정지순간'이 있지 않을까요? 그걸 어떻게 이겨내면 되는지 알기 위해 불편한 편의점을 읽는 거 아닐까요? 최소한 나 혼자는 아니구나, 같이 힘내자!라는 마음도 들고요.

 

더불어 삘이 꽂혀 김호연 작가의 에세이도 읽었습니다.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라는 책인데요. 김호연 작가의 인생과 가치관도 참 소설 속 인물들과 비슷하더라고요. 잘 풀리지 않아도, 인생이란 놈이 이상하게 엉켜도, 끝까지 풀어내고 끝내 미소 짓는 부분이요. 참 긍정적이라 김호연 작가의 책을 읽는 내내 힘이 났습니다. 힘을 주는 소설은 요즘 잘 없었거든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좋아하셨다면 아마 이 작가의 작품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ㅎㅎ

 

 

망원동 브라더스

상처받은 이들이여, 연체된 인생들이 모여 사는 8평 옥탑방으로 오라!김호연의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코딱지만 한 망원동 옥탑방에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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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 인터넷 한정 특별판: 매장 구매, 바로드림 구매 시에는 다른 표지의 에디션으로 제공됩니다.원 플러스 원의 기쁨, 삼각김밥 모양의 슬픔, 만 원에 네 번의 폭소가 터지는 곳!힘겨운 시대를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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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망원동 브라더스》로 유명한 소설가 김호연의 첫 산문집이다. 20년간 글만 써서 먹고살아 온 작가의 생존기다. 시나리오, 만화 스토리, 소설 등을 쓰며 버텨 온 자신의 삶을 연대기로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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