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무엇일까? 반드시 피를 나눈 사이여야만 정상적인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기에 피 한 방울 안 섞인 계부와 지내는 일본 여고생의 이야기가 있다. 때로는 독자를 먹먹하게 만들고, 때로는 독자를 웃게 만들고, 때로는 주인공을 응원하게 만들고, 때로는 주인공을 말리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다.
주인공의 친엄마는 3살 때 죽었고, 아버지가 길렀다. 아버지가 재혼한 후 리카씨가 계모로 온다. 비록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주인공 '유코'를 보살핀다. 아버지가 브라질 지사로 떠나게 되면서 리카는 친구를 선택하여, 일본에 리카와 남게 된다. 리카는 재혼을 두 번하고 결국 유코와 새남편을 떠나고, 유코는 엉겁결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젊은 계부와 함께 고등학생 시절을 보낸다. 비록 일반적인 가족의 모습은 아니지만 모두 유코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고, 유코는 성장한다.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지는 소재를 꽤나 재밌고, 뻔하지 않은 훈훈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밑줄 친 구절
다만 친구는 절대적이지 않다. 실제로 미나짱과 가나데짱도 어느덧 연하장이나 겨우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친구는 또 생긴다. 그렇지만 나와 핏줄로 이어진, 아기였던 나를 안아 주었던 부모는 다시 생기지 않는다.
만약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면 제대로 매겨야 한다. 그렇게 하면 설사 자기가 한 선택 때문에 슬퍼지는 일이 있어도 잘못했다고 후회할 일은 없다.
가을 식재료에는 좋은 향기가 나는 것들이 많다.
슬픈 게 아니었다. 그저 우리가 서로 본질을 건드리지 않고 무난하게 지내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어느 순간 고스란히 드러나면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든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소리지만 우리 집도 제대로 된 가정은 아니야. 아내가 너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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