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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비문학

책 리뷰: 미학 오디세이, 진중권

by cardo 2020. 4. 10.

 

"플라톤은 예술이 가상을 포기해야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이 가상을 통해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핵심문장을 기준 삼아 따라 읽어간다면 어느새 진중권 교수의 이야기하는 듯한 문체에 절로 쉽게 읽히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미학이, 예술이 이렇게 쉽게 읽히는 것이었다니! 진중권 교수가 눈에 들려주는 듯한 문장을 통해 어려운 개념들을 쉽게 설명한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인문학책을 리뷰하려 하면 사실 난감하다. 짧은 식견으로 저 위의 세 문장이 이 책을 찬사 할 수 있는 전부다. 하지만 어디 쉽게 읽히고 이해할 수 있는 인문학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는가. 시중의 얇고 넓은 인문학 책이 아닌 미학을 이야기하는데 마치 오디세이를 한 편 읽는 듯한 느낌은 뭐였지? 다만 주의할 것은 쉽게 읽힌다고 해서 쉽게 넘어갈 내용들이 아니란 것이다. 읽는 도중 중요한 설명이나 인상 깊은 부분들은 꼭 따로 메모해둘 것! 필자는 보통 에버노트를 사용한다. 주로 지하철 이동시간에 읽기 때문에 읽다가 아이폰을 바로 꺼내 들고 옮겨 적고 있다.

 

기억에 남는 내용은 모네의 그림에 대한 설명이다. 필자는 프랑스 파리 여행 당시 모네의 그림을 자주 볼 수 있었으나 그 예술작품의 깊이를 다 헤아리지 못했던 점이 너무나 아쉬웠다. 왜 모네가 그렇게 그린 걸까? 모네가 그렸던 것은 무엇일까? 오히려 작품을 직접 보고 난 뒤라 진중권 교수의 설명이 와 닿았을 수도 있다.

 

"모네가 그린 것은 꽃이 아니다. 꽃의 시각적 인상이다. (이 부분에서 바보 도 깨우치는 소리 냈다.'아하!') 모네는 화면 위에 현실에 존재하는 꽃을 복제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눈에 복제된 꽃의 인상을 또다시 복제했을 뿐이다." 그렇다. 우리가 어디 풍경을 볼 때 사진과 똑같이 보던가. 우린 그 풍경, 그 건물, 그 꽃의 인상을 기억한다. 스쳐간 사물들의 인상,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빛과 그에 따른 인상! 그래서 인상주의 대표 화가가 모네인 것이다. 모네는 현대인의 시각을 그리려 했고 모던의 지각을 그렸다.

 

필자는 이 부분에서 왜 그렇게 와 닿았을까? 아마 직접 감상한 작품의 의미와 깊이를 모른 채 지나갔던 과거에 대한 후회랄까. 그래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깨우치게 된 안도랄까.

 

이 리뷰에서 모네에 대한 '인상'깊었던 부분만을 남겨 보았다. 모네뿐 아니라 각 시대를 대표했던 미술 사상을 설명하고 그것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책으로 미학 오디세이를 겨룰 책은 찾기 힘들 것이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궁금한가? 미학, 왜 인간은 미를 추구하는지? 시대가 변화하면서 왜 미술의 스타일이 변화했고 각 스타일이 뜻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한가? 앞으로 유럽 미술관 여행을 앞두고 있는가? 아니면 많은 미술작품들을 구경하고 돌아왔으나 남는 게 없는 것 같은가? 어떠한 상황이든 상관없다. 미학 오디세이는 당신에게 귀중하고 깊이 있는 지식이라는 밥상을 곱게 펼쳐놓은 책이다. 당신은 그저 숟가락 들고 퍼먹듯 그렇게 읽으면 된다.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1~3권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진중권(JUNGKWON CHIN)
출판 : 휴머니스트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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