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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34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읽고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일본 잡지 에 연재한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의 1년 분을 모은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정말 라디오 인트로 내용 같다. 그저 일상의 담백한 멘트와 생각으로 시작하고 끝맺는 가벼운 글이랄까. 중년 남성 소설가가 왜 잡지 에만 게재하냐 라는 질문에는 '하지만 차라리 '공통된 화제 따위 없다'라고 마음먹으면 되레 쓰고 싶은 것을 편하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어느 시점에 깨달았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까 같은 건 차치하고 내가 쓰고 싶은 것을, 내가 재미있다고 느낀 것을, 자유롭고 즐겁게 줄줄 써나 가면 그걸로 되지 않을까 하고. 아니, 그렇게 하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을까, 그런 배짱이 생겼습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난 이때 함박 미소를 지으며 '하루키 .. 2020. 3. 24.
오르한 파묵의 하얀 성을 읽고서 오르한 파묵의 하얀 성은 신비롭다. 하얀 성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서사가 꽤 독특하고 신비로운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읽고서 한참 생각하고 정리했다. 하얀 성이 신비로운 이야기인 이유를 크게 3가지로 생각해보았다. 첫 번째, 인물들에 대한 외양새 묘사가 없다.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인물들이 머릿속에서 활동하다 보니 내 상상의 폭이 커지고 그만큼 신비성이 깃들었다. 두 번째, 대화가 없다. 소설 스타일이겠는데, 대화가 단 하나도 없다. 그가 어쩌저찌하다고 말했다.라고만 표현한다. 직접적으로 주고받는 패스가 없으니 어떤 형태로 감정과 사건이 형성되는지 일방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마지막으로 1인칭 시점으로 ‘나’를 제외한 다른 인물들이 속내를 알기 어렵다. 오르한 파묵이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과 연관된 시.. 2020.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