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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6

책 리뷰: '일인칭 단수' 오랜만에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집 오랜만에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집 '일인칭 단수'를 읽었다. 솔직해지자면 난 단 한 번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을 읽은 적이 없다. 중편 소설인 노르웨이 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애프터 다크 등은 읽었으나 '1Q84, 기사단장 죽이기'등은 읽지 않았다. 진정한 하루키스트는 아니나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 (에세이를 제일 좋아하고, 그다음 단편소설, 중편 소설, 장편소설 순서다. 어떤 의미로 하루키의 팬이라고 말하기 조금 그렇다) 읽은 소감을 바로 말하자면 이번 '일인칭 단수'는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예전 '여자없는 남자들'은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 '일인칭 단수'는 뭐랄까... 말년의 하루키가 하루키한 하루키의 소설이랄까? 자기 복제의 느낌이 매우 강.. 2020. 12. 23.
책 리뷰: 나의 소소한 일상, 다자이 오사무 일본 현대 문학의 거장이자 자전적 소설인 '인간실격'으로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의 산문집을 읽었다. 인간실격과 사양이라는 소설집에서 볼 수 있듯 그는 굉장히 자전적인 요소를 많이 담는 소설가다. 그의 산문집을 읽으며 평소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산문집은 소설 인간실격과 사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개인적인 재미를 더해줄 것이고, 모르는 사람은 앞으로 이 소설들에 대해 호기심을 키워줄 것이다. 일반 사람들과 별 다를 것 없는 참혹하고 가난한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간간히 주옥같은 구절을 건져내는 맛도 있다. 당시 배경은 세계 2차 대전 막바지 전쟁에 곧 패배할 쇄락의 길을 걷는 일본과 전후 비참하고 가난한 일본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젊은 나이에 이 시대에서 인간성.. 2020. 4. 24.
책 리뷰: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읽었다. 사실 읽은 지 꽤 되었는데 심심하면 꺼내 들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술술 읽기를 세 번째다. 책도 얇고 문장도 읽기 쉽다. '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편하다'는 느낌은 무라카미 하루키 특유의 문체에서 주는데 굉장히 질투가 날 정도로 부러운 실력이다. 물론 독자에게 이 정도의 편함을 제공하기 위해 하루키도 나름의 치열한 노력을 했으리라. 그의 첫 소설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이미 하루키적 요소를 가득 담고 있다. 친구의 별명은 '쥐'이고(양머리 사나이가 나만 떠오르나), 주인공은 혼자 책을 읽고 시큰둥하다. 뭔가 젠체한다. 그리고 주인공과 엮인 여자는 잠깐 실종, 행방불명 상태이다. 하루키적 요소인 상실과 자아 그리고 모던함이 느껴지는.. 2020. 4. 10.
책 리뷰: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없는 남자들을 읽고 개인적으로 단편소설의 매력 중 하나는 예상치 못한 지점에 이르러 끝을 맺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단편을 접할 때는 적응하지 못했다. 다음 기회에 쓰겠지만, 내 첫 도서는 위인전이었고, 소설은 해리포터다. 연대기를 다룬 내용이 나에게 가장 익숙한데다 단편에서는 발단-갈등-절정-맺음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츰 소설이란 형태의 이야기가 눈에 익고 머리도 늙고 영악해지면서 뻔한 장편 소설보다는 중-단편 소설에 눈이 더 갔다. 요즘 길게 집중해서 이야기를 음미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은 적절한다. 익숙한 소재의 참신한 발상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는 짧게 흘러가고, 매 단편마다 적합한 흡입력을 가졌다. 스코틀랜드 화가 폴 가드너가 말했다. "그림은 .. 2020.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