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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문학

책 리뷰: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by cardo 2020. 4. 10.

 

무라카미 하루키의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읽었다. 사실 읽은 지 꽤 되었는데 심심하면 꺼내 들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술술 읽기를 세 번째다. 책도 얇고 문장도 읽기 쉽다. '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편하다'는 느낌은 무라카미 하루키 특유의 문체에서 주는데 굉장히 질투가 날 정도로 부러운 실력이다. 물론 독자에게 이 정도의 편함을 제공하기 위해 하루키도 나름의 치열한 노력을 했으리라.

 

그의 첫 소설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이미 하루키적 요소를 가득 담고 있다. 친구의 별명은 '쥐'이고(양머리 사나이가 나만 떠오르나), 주인공은 혼자 책을 읽고 시큰둥하다. 뭔가 젠체한다. 그리고 주인공과 엮인 여자는 잠깐 실종, 행방불명 상태이다. 하루키적 요소인 상실과 자아 그리고 모던함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노르웨이의 숲이나, 어둠의 저편,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같은 소설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미 첫 소설부터 하루키는 자기가 이야기하고 싶은 게 뭔가 마음 깊숙한 곳, 하루키의 표현에 따른 깊은 우물 바닥에 존재한 듯하다.

 

나같이 하루키 팬이라면 그의 첫 소설을 읽으면서 하루키 세계관의 시작을 알 수 있어 재밌고, 하루키 소설을 접한 적 없더라도 이참에 첫 소설부터 정주행 해보기 꽤 좋다. 재밌고 얇은 책은 언제나 환영이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국내도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윤성원역
출판 : 문학사상 200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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