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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10

폴 오스터(Paul Auster)의 선셋 파크(Sunset Park)를 읽고서 폴 오스터의 소설은 매혹적이다. 미국의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현실적이면서 신비로운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여기서 폴 오스터는 현실적인 그리고 신비로움을 동시에 구사한다) 독자는 홀린 듯이 빨려 들어간다. 난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감탄했다. "와 진심으로 너무 재밌다!" 선셋 파크에 나오는 인물들은 뭔가 하나씩 고장 났다고 할까,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다들 한구석이 무너진 인생이다. 총명한 명문대생에 화목하고 부유한 집안이지만 고등학생 때 의붓형제와 싸우다 밀쳐 사고로 죽은 모습을 본 주인공부터 중학생과 사랑을 나누다 덜컥 임신하여 낙태시킨 적 있는 여자, 남자 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고 스스로 뚱뚱하다고 자괴하며, 한 가지 분야에 몰두하며 자존감을 잃어가는 여자, 그리고 여자에게 인기도 없고 남자 주인공을 .. 2020. 3. 23.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를 읽고 나서 (책 리뷰) 프랑스 남부의 어느 도시에 전염병 페스트가 돌고, 폐쇄된다. 페스트가 잠식한 도시와 그 속에 생활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카뮈는 인간을 투쟁의 동물, 인생을 투쟁의 역사로 본다. 거칠게 말하자면 그렇다. "나는 반항한다. 고로 우리가 존재한다.(Je me revolte, danc nous sommes)"라는 유명한 말을 한 바 있다. 왜 내가 반항하고 우리가 존재하는 걸까. 반항하는 개인 하나하나가 있기에 우리가 성립될 수 있지 않을까. 페스트에서는 여러 주인공들이 나오는데 각자의 투쟁을 한다. 묵묵히 혈청 치료제를 개발하는 사람, 늘어나는 환자와 격리된 가족의 슬픔을 눈 앞에서 보지만 버텨내는 사람, 가족과 헤어지는 사람, 폐쇄된 도시에 고립되어 두고 온 약혼자를 그리워하는 사람, 아픔의 종류.. 2020.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