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34

스물 다섯번째 이야기, 테니스는 꼭 치고 말테야 나와 쑤가 테니스에 빠진 게 벌써 2년째다. 멕시코와 쿠바 여행에서도 혹시 모를 기회 때문에 테니스 라켓을 챙겼을 정도다. 장기간 여행하기에 테니스를 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해보고 싶었다. 멕시코 시티에서는 숙소 인근에 올림픽 공원이 있어 코트를 빌려 쳤고, 칸쿤에서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에 딸린 근사한 코트에서 쳤다. 아바나에서는 열심히 찾아봤지만 근사한 귀족 스포츠이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테니스'라는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구석은 없었다. 어렵사리 에어비앤비 트립에서 '아바나에서의 테니스'라는 프로그램을 찾았지만 일정이 맞지 않고 거리도 꽤 멀었다. (에어비앤비의 풀은 대단하다. 아바나에서 테니스 레슨 프로그램을 찾을 줄이야) 그래서 아바나에서의 한 달은 꽤나 테니스 가뭄기였다. 급기.. 2020. 4. 29.
스물 네번째 이야기, 빈티지 천국 쿠바야 변하지 말아줘 예쁘게 낡은 것들에 야릇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나다. 생각보다 많은 동지들이 있겠다고 예상하지만 나는 반들반들 손때 묻은 것들을 좋아한다. 오래 쓴 할머니의 손수건, 반들반들 윤이 나는 가죽 제품, 깔끔하게 관리되었지만 살짝 낡아 편한 옷가지들을 사랑한다. 지금의 플라스틱 콜라병보다 오래전 초록빛이 도는 콜라 유리병을 더 좋아한다. 이런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레트로, 빈티지 감성에 열광한다. 1년 전 쿠바 여행 붐이 일어나고, 빈티지 올드카와 건물들에 열광하는 이유는 멀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로 레트로 감성이 덕분이다. 쿠바는 정말 말 그대로 빈티지 천국이다. 걷다가 채이는 것들이 빈티지다. 생활 빈티지. 빈티 나는 것에 가까운 레트로 물건들이 많다. 그것이 바로 쿠바 여행의 진또배기.. 2020. 4. 28.
스물 세번째 이야기, 한국인 여행자에게 쿠바 랑고스타란? 쿠바 여행을 준비하면서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 블로그 그리고 각종 쿠바 여행 책을 읽으며 정보를 취합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은 바로 '랑고스타'다. 랑고스타는 랍스터를 말하는 것인데 거의 대다수 한국인 여행객이 쿠바에서 꼭 랑고스타를 먹는다. 까사에서 혹은 랑고스타 가성비 맛집을 찾아서 헤매는 하이에나 떼들이랄까. 한 가족이 세계여행을 하는 이야기를 쓰고 있는 어느 네이버 블로거는 하루에 두 끼, 세 끼를 랑고스타로 먹었다고 했다. 이때 아니면 언제 이 가격에 먹냐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쿠바 랑고스타의 가격은 까사에서 10 쿡, 식당에서는 12~15 쿡 정도다. 대충 만원 조금 넘는 가격인데, 한국의 랍스터 가격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거의 10분의 1에 가깝다. 지금 생각하니 몹시 차이가 많.. 2020. 4. 28.
스물한 번째 이야기, 아바나 경찰서 두번째 방문기 트리니다드 여행을 출발하기 전 쑤는 아이폰을 잃어버렸다. 도난과 분실 그 사이인데,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듯 마트 계산대에 올려두고 깜박한 사이 누군가 가져간 것이다. 처음으로 아바나에 위치한 경찰서를 찾아가고, 사건 접수도 하고 진술서도 작성했다. 물론 호텔 로비 직원의 간이 통역으로 도움을 받아 경찰관이 대리 작성해준 것이지만. 다시 한번 더 방문하라고 했으나, 우리는 일정이 있어 트리니다드 여행이 끝난 다음 월요일에 방문하겠다고 했다. 쑤는 꼭 아이폰을 되찾고 싶어 했다. 돈이 아까운 것은 둘째고, 그 속에 들어있는 소중한 사진들이 많기 때문이다. 쑤는 은근히 철저한 성격이라 틈틈이 백업을 하고 데이터를 관리한다. 여행을 시작한 멕시코에서부터 백업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아이폰 속에 모든 여행사진이 들어.. 2020.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