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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31

서른 번째 이야기, 충격적인 비주얼의 쿠바 식료품과 상점들 '그 나라의 형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슈퍼마켓을 가봐야 한다.'라고 초보 여행객 박 모 씨가 말했다. 박 모씨는 바로 나다. 쿠바 여행을 한다면 식료품점이나 상점들을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관광품 기념 가게나 외국인 대상 상점이 아니라 현지인 슈퍼마켓이나 잡화점을 꼭 가봐야 한다. '여기가 쿠바 구만!' 하는 감상이 절로 든다. 단순히 낡았다거나 볼품없다거나 그런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어느 구석진 동네에서 좁고 먼지 쌓여있고, 불편한 슈퍼마켓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쿠바의 식료품점과 가게는 완전 계보를 달리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일반 슈퍼마켓이 강아지라면, 쿠바의 슈퍼마켓은 고양이종이다. 쿠바가 콩이라면, 다른 나라는 아몬드랄까. 어쨌든 완전히 다른 종류다. 일단 품목이 다양하지.. 2020. 5. 11.
스물 아홉번째 이야기, 아바나에서는 매일 티코를 20대 넘게 볼 수 있다 쿠바는 올드카로 유명하다. 1970년대 미국 닷지나 쉐보레의 듬직한 크기에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는 올드카들이 도로에 즐비한다. 요즘은 전문적으로 관광 서비스에 종사하느라 새로 단장을 한 차들도 많다. 분홍색이나 보라색 등 생각보다 덩치와 나이에 잘 어울려서 관광 택시로도 인기가 많고 비싸다. 이런 올드카 말고도 다양한 올드카들을 찾을 수 있다. 그중 한국인에게 가장 눈에 잘 띄는 차는 바로 티코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작고 귀여운 티코는 70년대 태어난 쉐보레와 닷지 형님들 사이에서 열심히 달린다. 버스 투어를 했던 날에는 아바나 주요 지역을 돌아다닐 수 있었는데 티코가 워낙 많이 보여 한번은 티코 대수를 헤아려 보기로 했다. 그날 20대가 넘어서 지쳐버렸다. 그만큼 티코 동생들은 많이 보인다. 티코도 .. 2020. 5. 10.
스물 여덟번째 이야기, 헤밍웨이의 마을 꼬히마르 체험기 나는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좋아한다. 누가 안 좋아하겠느냐만... 모두가 사랑하는 그를 나도 사랑한다. 헤밍웨이는 쿠바를 좋아했다. 헤밍웨이는 자기 작품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각종 상을 타면서 생활이 풍족해지자 쿠바로 이주했다. 이유는 자세히 모르지만 쿠바만큼 아늑한 피난처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생전에 수없이 유명인으로서의 피로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던 만큼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않는 조용한 생활을 원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쿠바에 직접 가보니 정말 쿠바인들은 외국인에게 관심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 헤밍웨이가 꼬히마르에서 지내며 가장 유명한 작품인 '노인과 바다'를 써냈다. 나는 소설 '노인과 바다'를 좋아하고,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한 꼬히마르를 꼭 방문하고 싶었다. 꼬히마르.. 2020. 5. 10.
스물 일곱번째 이야기, 아바나를 잘 보기 위해서는 모로 요새로 아바나를 방문한다면 반드시 꼭 반드시 해 질 녁에 모로요새로 가길 추천한다. 모로요새에서 아바나와 말레꽁을 내려다 보길 바란다. 시간을 투자하여 해가 지려고 기웃할 때쯤부터 완전히 져서 파래질 때까지 온전히 다 보길 추천한다. 꼭 하루는 그런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여행자가 아바나를 꼭꼭 씹어 삼켜서 완전히 소화하기 위해서는 모로 요새를 꼭 가야 한다. 쑤가 모로 요새를 가기 귀찮아 했다. 바다 건너까지 멀리 가야 하는데 베다도에서 올드 아바나로 가기에도 귀찮게 만드는 쿠바의 교통 수단이라, 모로 요새까지는 더 멀게 느껴졌다. 모로 요새는 올드 아바나에서 작은 해협을 건너 위치했다. 올드 아바나쪽 말레꽁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언덕 위 작은 요새가 보인다. 그것이 모로 요새다. 스페인군이 아바나를 점령하고.. 2020.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