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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36

스물 여덟번째 이야기, 헤밍웨이의 마을 꼬히마르 체험기 나는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좋아한다. 누가 안 좋아하겠느냐만... 모두가 사랑하는 그를 나도 사랑한다. 헤밍웨이는 쿠바를 좋아했다. 헤밍웨이는 자기 작품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각종 상을 타면서 생활이 풍족해지자 쿠바로 이주했다. 이유는 자세히 모르지만 쿠바만큼 아늑한 피난처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생전에 수없이 유명인으로서의 피로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던 만큼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않는 조용한 생활을 원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쿠바에 직접 가보니 정말 쿠바인들은 외국인에게 관심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 헤밍웨이가 꼬히마르에서 지내며 가장 유명한 작품인 '노인과 바다'를 써냈다. 나는 소설 '노인과 바다'를 좋아하고,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한 꼬히마르를 꼭 방문하고 싶었다. 꼬히마르.. 2020. 5. 10.
스물 일곱번째 이야기, 아바나를 잘 보기 위해서는 모로 요새로 아바나를 방문한다면 반드시 꼭 반드시 해 질 녁에 모로요새로 가길 추천한다. 모로요새에서 아바나와 말레꽁을 내려다 보길 바란다. 시간을 투자하여 해가 지려고 기웃할 때쯤부터 완전히 져서 파래질 때까지 온전히 다 보길 추천한다. 꼭 하루는 그런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여행자가 아바나를 꼭꼭 씹어 삼켜서 완전히 소화하기 위해서는 모로 요새를 꼭 가야 한다. 쑤가 모로 요새를 가기 귀찮아 했다. 바다 건너까지 멀리 가야 하는데 베다도에서 올드 아바나로 가기에도 귀찮게 만드는 쿠바의 교통 수단이라, 모로 요새까지는 더 멀게 느껴졌다. 모로 요새는 올드 아바나에서 작은 해협을 건너 위치했다. 올드 아바나쪽 말레꽁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언덕 위 작은 요새가 보인다. 그것이 모로 요새다. 스페인군이 아바나를 점령하고.. 2020. 5. 10.
스물 여섯번째 이야기, 나의 유일한 단골집 카페 뚜 띠엠포 아바나에서 거의 매일 아침 9시쯤 일어났다. 스프링이 낡아 푹 꺼진 매트리스에서 힘겹게 허리를 당겨 일어나면 어두운 실내가 날 반긴다. 햇빛이 잘 드지 않는 구조라 공기가 약간 눅눅하다. 창문을 살짝 열고 옷을 입는다. 대충 옷을 걸치고 모자를 쓴 뒤 쑤와 함께 나선다. 일주일에 두 세번은 꼭 카페 뚜 띠엠포에서 아침을 먹었다. 걸으면 3분도 안 걸린다. 카페 뚜 띠엠포는 숙소 옆 골목 사거리에 위치한 작은 카페다. 쪼리 슬리퍼를 신고 터벅터벅 걸으며 아바나의 아침을 맡는다. 고약하다. 길거리에는 채 치우지 못한 쓰레기통에 쓰레기가 한가득하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풍경이 1주만 지나도 그러려니 싶다. 카페 뚜 띠엠포는 작은 카페다. 1층에 위치했는데, 주방은 2층에 있다. 작은 계단 사이로 음식을 내리락,.. 2020. 5. 7.
스물 네번째 이야기, 빈티지 천국 쿠바야 변하지 말아줘 예쁘게 낡은 것들에 야릇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나다. 생각보다 많은 동지들이 있겠다고 예상하지만 나는 반들반들 손때 묻은 것들을 좋아한다. 오래 쓴 할머니의 손수건, 반들반들 윤이 나는 가죽 제품, 깔끔하게 관리되었지만 살짝 낡아 편한 옷가지들을 사랑한다. 지금의 플라스틱 콜라병보다 오래전 초록빛이 도는 콜라 유리병을 더 좋아한다. 이런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레트로, 빈티지 감성에 열광한다. 1년 전 쿠바 여행 붐이 일어나고, 빈티지 올드카와 건물들에 열광하는 이유는 멀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로 레트로 감성이 덕분이다. 쿠바는 정말 말 그대로 빈티지 천국이다. 걷다가 채이는 것들이 빈티지다. 생활 빈티지. 빈티 나는 것에 가까운 레트로 물건들이 많다. 그것이 바로 쿠바 여행의 진또배기.. 2020. 4. 28.